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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장학생'강윤구는 5년후 울산 홍명보호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됩니다[진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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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21-03-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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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홍명보장학재단 장학생 출신이에요. 힛, 감독님은 아마 모르실 걸요. "


'2002년생 울산 미드필더' 강윤구가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숨겨진 과거(?)를 공개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캡틴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홍 감독이 후배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설립한 홍명보장학재단은 2002년 이후 19년째 매년 20~30명의 초중고 축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왔다. 김진수, 김민우, 지소연 등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축구스타들이 모두 '홍명보 장학생들'이다. 강윤구도 2016년 12월, 제15회 홍명보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에서 경기 골클럽 U-15 소속으로 홍 감독을 마주했다고 했다. "그때 홍 감독님을 처음 뵀죠. 직접 상을 주시면서 악수도 하고… 감독님은 아마 모르시겠지만 제겐 잊지 못할 순간이었죠." 

5년 전 될성 부른 그 소년이 폭풍성장해 2021년판 '홍명보의 아이들'이 됐다. 홍 감독이 '한일월드컵 영웅'이 된 그해, 2002년 태어난 강윤구는 2021년 3월 1일 K리그1 울산-강원전, 홍 감독의 K리그 사령탑 데뷔전에서 운명같은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늘 준비는 돼 있었지만… 생각할수록 꿈만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라며 눈을 반짝였다. 지난 2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강윤구의 아랫입술이 전날의 분투를 보여주듯 온통 부르터 있었다. 축구공은 둥글고, 축구는 돌고 돈다. 만나야할 사람은 언젠가 꼭 만나게 돼 있다.

▶'골클럽 에이스'의 울산 홍명보호 데뷔전

일곱 살 때 동네 '코난축구클럽'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했다는 소년은 마치 명랑만화 주인공같다. 지난해까지 포천일고에서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업을 받고, 방과후 동아리같은 포천 골클럽FC에서 한밤중까지 신나게 볼을 차다 올해 프로로 직행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케이스다. 어린 시절부터 창의적 플레이, 생각하는 축구를 강조해온 '스페인 유학파' 홍성호 감독 아래서 오롯한 실력을 다졌다. 

강윤구의 '골클럽'은 지난해 대박 사건을 냈다. 울산 학성고 등 명문고를 줄줄이 제치고 클럽팀 사상 최초로 추계한국고교축구연맹전 정상에 섰다. MVP, 득점왕을 휩쓴 에이스 강윤구는 '아시아 챔피언' 울산 유니폼을 입었고, 삼일절 K리그 개막전 홍명보호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서너달 전까지만 해도 또래 친구들과 대회 준비중이었는데, 일어나보니 옆에 윤빛가람형, 앞에 이청용형이 있어요"라며 웃었다.

강윤구는 삼일절 아침 강원전 선발 미션을 받아들었다. "처음엔 긴장됐죠. 혹시라도 실수해서 팀에 피해를 주면 어쩌나 걱정 됐어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베테랑 선배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마음을 다잡았다. '잘하나 못하나 네겐 인생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라는 (이)호형의 말이 큰힘이 됐어요. 구단 분은 '네 옆이 다 국가대표이고 든든한 형들인데 뭐가 두렵냐, 실수하면 다 막아줄 것'이라고 하셨고, (윤빛)가람이형은 '네가 제일 잘하는 걸 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네 장점을 못보여주면 그게 팀에 피해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에 마음이 정리되더라고요. 주장 청용이형은 강원 선수들 특징을 알려주면서 하던 대로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고, (김)태환이형의 존재감은 정말 든든했어요. 경기장에 들어설 때 (김)기희형은 '나이는 어리지만 우린 다 똑같은 프로'라고 말해주셨고요."

데뷔전을 향한 첫 발걸음, 왈칵 눈물이 솟았다. "행복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됐어요. 어릴 때부터 축구해온 시간들이 지나가면서 눈물이 났어요. 팬들의 클래퍼 함성엔 소름이 돋았죠." 그러나 설렘과 떨림은 딱 거기까지. 데뷔전, 긴장해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선수들도 많지만 강윤구는 달랐다. "전 45분이 다 또렷하게 기억나요." 휘슬과 함께 어디서 볼을 받을지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하고 판단하느라 긴장할 겨를도 없었다. 모든 장면엔 다 계획이 있었다. 전반 초반 강원 김대원을 잡아당기며 옐로카드를 받은 장면, 강윤구는 "카드를 감수하더라도 무조건 지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경고 후 태클을 들어간 부분에도 "전 제 플레이에 확신이 있었어요" 한다. 그라운드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영리하게 판단한다. 머리를 쉴새없이 좌우로 돌리는 '좋은 습관'은 '축구천재' 선배 윤빛가람을 빼박았다.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숙지하며 다음 스텝을 미리 준비하는 것. "그날 (김)인성이형에게 올린 첫 전방패스는 조금 늦었어요"라더니 두 번째는 완벽했다는 말에 "아, 그건 운이 좋았죠"라며 웃는다. "강원전 영상을 두세번 돌려봤는데 프로의 타이밍은 제 생각보다 약간 빨라요. 하던 대로 하면 늦어요. 좀 빠르다 싶으면 그게 제대로 된 거예요. 어느 정도 감이 잡힐 것같아요."

스스로 매긴 데뷔전 점수를 묻자 "점수를 매기고 싶지 않다"는 범상찮은 대답이 돌아왔다. "점수를 매기면 그게 기준치가 되니까요. 점수가 아니라, 스스로 잘하고 완벽하게 해냈다는 느낌이 중요해요. 매순간 잘 대처하고, 공을 처리하고, 잘 판단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요." 

홍명보 감독은 강윤구의 데뷔전에 전반 45분을 오롯이 부여했다. 강윤구는 전날 타팀 U-22 선수들의 조기교체 장면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단다. "감독님께서 꿈만 같은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일이다. 5분이든 10분이든 감독님께서 주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기회다. 팀을 위해 빼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할 뿐. 언제 빼도 섭섭함은 없다. 기회를 주시는 데 대해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손흥민 형처럼 되고 싶어요"

"제가 언제 FIFA전세기를 타보겠어요. 험한 인조잔디 구장서 뛰다가 카타르 클럽월드컵 때 잔디가 와, 진짜 엄청 좋은 거예요. 이 좋은 잔디에서 볼 컨트롤 미스하면 축구 그만해야 한다 생각했죠."

프로에서의 매순간이 마냥 신기하고 그저 감사할 따름,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햇살같은 소년에게 "축구를 관두고 싶었던 적이 있느냐"로 물었다. 뜻밖에 "그럼요, 엄청 많았죠!"한다. "연령별 대표팀이 최대 목표였는데 소집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17세 이하 월드컵에 나가는 연령인데, 긴장한 탓인지 정작 소집땐 잘 적응하질 못했어요"라고 했다. 클럽월드컵, K리그1 데뷔전에서 '강심장' 강윤구가 될 수 있었던 건 이 시련의 경험 덕분이라고 했다.

중고 시절 내내 팀 해체 위기도 수없이 겪었다. "제가 창단 멤버인데 늘 해체 위기였어요. 작년 추계연맹전 우승 때 우리 선수가 몇 명이었는지 아세요? 16명이었어요." 기적같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강윤구와 친구들은 헝그리하지만 행복한 축구를 즐겼다. "정말 행복했던 건요, 추계연맹전보다 직전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경기었어요. 3대2로 역전승하고 골클럽 사상 처음 우승했는데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에요"라며 활짝 웃었다.. 최후방에서 최전방까지 자유롭게 내달리며, 빌드업도 하고, 패스도 찌르고, 골도 터뜨리는, 만화같은 전천후 에이스 강윤구는 더 좋은 환경 대신 포천 골클럽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1도 없다"고 했다. "감독님께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골 클럽이 아니었다면 결코 지금 여기 있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데뷔전 후 울산 형들이 뭐라더냐는 질문에 강윤구는 "'좀 아닌데, 좀 약한데'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하시더라고요"라며 하하 웃는다. "근데요, 형들의 말은 절대로 진심이 아니에요, 저는 알아요. 행동에서 애정이 엄청 느껴지거든요"한다. 꿈의 시작, 10년 후 꿈을 물었다. "저는 꿈이 정말 커요. 손흥민 형처럼 되고 싶어요. 플레이스타일이 아니라 존재감에서요. 울산에서 인정받고, 유럽에도 나가고, 제 분야의 '얼굴'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꼭 그렇게 될 거예요."

세상에 티없이 눈부신 어린 재능만큼 매혹적인 것이 있을까. 심지어 이겨야 사는 냉혹한 그라운드에서 이 보기 드문 해맑음과 진솔함, 날 것의 매력이라니. 볼수록 빠져드는 만화처럼 밝고 맑은 강윤구의 매력에 제대로 '입덕(팬이 된다는 뜻의 인터넷 은어)'했다. '우리 윤구 하고 싶은 것 다해'라던 울산 형님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같았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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